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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jiansun의 문화유산이야기.

  • 2025. 4. 13.

    by. gmjiansun

    목차

      선사 지질의 길: 철원 고석정

      한반도 최북단에 위치한 철원은 군사적 상징성 이외에도 자연과 문화유산이 공존하는 특별한 장소입니다. 특히 ‘문화유산 방문자여권’의 ‘선사 지질의 길’ 여정에서 만나는 고석정은 철원 지역의 대표적인 명소이자 수만 년 전 지질 활동의 생생한 흔적을 간직한 공간입니다. 수려한 풍경과 함께 역사, 지질학, 생태학적 가치가 어우러져 있어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체험과 배움의 현장으로도 손꼽습니다. 철원 고석정은 강물과 바위, 정자와 숲이 어우러진 한 폭의 동양화 같은 경관 속에, 인류의 시간과 자연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아낸 복합 문화자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고석정의 지질학적 가치는 무엇인가?

      고석정은 한탄강 상류 지역에 형성된 현무암 협곡과 주상절리 절벽이 어우러진 독특한 지형을 자랑합니다. 이 지형은 약 5만 년 전, 백두산계 화산군에서 분출된 용암이 한탄강을 따라 흐르며 형성된 것으로, 그 위에 쌓인 화산재와 부석층이 장시간 침식되어 오늘날과 같은 절경을 만들어 냈습니다. 특히 이 지역에서 관찰되는 주상절리는 응회암층 속에서도 발달한 희귀한 사례로, 국내 지질학계에서도 학술적 가치가 높이 평가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주상절리는 세계적으로도 유사한 사례가 드문 편이며, UNESCO 한탄강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배경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고석정은 지질학적으로 매우 특별한 자연 기록물로서, 한반도 중생대 및 신생대 지질의 전환기를 살펴보는 데 중요한 연구 대상이 됩니다.

      방문자 여권 선사 지질의 길 철원 고석정

      자연이 만든 천혜의 병풍, 고석정의 풍경미

      고석정을 찾는 이들이 가장 먼저 감탄하는 것은 바로 그 압도적인 풍광입니다. 깎아지른 절벽 위에 세워진 정자는 마치 자연이 만들어낸 병풍 위에 얹힌 작은 누각처럼 보이며, 아래로는 맑은 강물이 유유히 흐릅니다. 계절에 따라 표정을 달리하는 고석정은 봄의 연둣빛 신록, 여름의 짙은 청록, 가을의 붉은 단풍, 겨울의 설경까지, 사계절 내내 다른 얼굴로 방문객을 맞이합니다. 특히 강을 따라 형성된 침식곡과 웅장한 절벽은 마치 선사시대 거인이 깎아낸 듯한 인상을 주며, 이로 인해 고석정은 사진작가들과 자연 애호가들에게도 인기 있는 명소로 자리매김했습니다. 단순히 아름답다는 평가를 넘어, 이 풍경은 지질 형성과정의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더욱 큰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고석정의 역사와 문화적 의미

      ‘고석정’이라는 이름은 ‘외로운 바위 위의 정자’라는 뜻으로, 조선시대 명종 연간 철원 군수로 부임한 **김홍도(金弘道)**가 풍류와 경치를 즐기기 위해 세운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후 고석정은 철원 지역 유학자들과 문인들의 시회 장소로 애용되었으며, 수많은 시문과 유람기가 이곳을 배경으로 쓰였습니다. 하지만 고석정은 단지 문인의 정취만을 간직한 공간이 아닙니다. 한국전쟁 당시에는 격렬한 전투가 벌어졌던 전략적 요충지이기도 했으며, 지금도 주변에는 전쟁의 흔적을 알 수 있는 전적비와 안보 교육장이 남아 있습니다. 이러한 역사적 중첩성은 고석정을 더욱 특별한 문화유산으로 만들어주며, 정자 하나를 통해 조선의 풍류에서 현대사의 아픔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 곳임을 알려줍니다.

      지질 생태 교육의 장으로서의 고석정

      고석정은 현재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야외 지질 학습장으로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한탄강 국가지질공원 내 핵심 거점인 이곳에서는 현무암, 응회암, 주상절리, 침식곡 등 다양한 지형 요소들을 현장에서 관찰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과학 학습, 환경 교육, 생태 탐방의 현장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으며, 특히 교육기관과 연계한 프로그램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습니다. 또한 고석정 일대에는 다양한 야생 동식물 군락이 분포해 있어 생태학적 가치 또한 뛰어납니다. 물리적 풍경뿐 아니라 고석정을 둘러싼 지형-생태계 연계성은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실감하게 해 주며, 자연유산의 보전과 지속가능한 활용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합니다.

      문화유산 방문자여권으로 떠나는 특별한 여정

      ‘문화유산 방문자여권’은 대한민국의 소중한 유산을 직접 체험하며 기억하게 해주는 참여형 문화 탐방 프로젝트입니다. 고석정을 방문하면 현장에 비치된 스탬프를 찍어 여행의 발자취를 기록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장소에 대한 애착과 이해가 자연스럽게 증진됩니다. 특히 ‘선사 지질의 길’ 시리즈는 단순한 도장 수집을 넘어, 자연사와 지질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하는 체험형 여행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됩니다. 고석정은 그 여정의 출발점으로서, 선사시대 화산활동의 증거, 조선의 풍류 공간, 근현대사의 상흔, 생태적 풍요로움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장소입니다. 이처럼 고석정은 단 한 번의 방문만으로도 수천 년의 자연과 인문이 만나는 경이로운 이야기를 경험할 수 있는 문화유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