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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심장을 울리는 남원의 소리, 필봉농악
전라북도 남원은 판소리의 고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또 하나의 전통예술인 농악 또한 이 지역에서 깊은 뿌리를 내리고 발전해 왔습니다. 특히 **필봉농악(峯農樂)**은 남원지역의 대표적인 마을 굿이자 농민들의 삶과 정서를 담아낸 민속 예술로, 1980년 국가무형문화재 제11-6호로 지정되었습니다. 필봉이라는 이름은 남원시 송동면 피석리와 봉서리를 아우르는 마을명에서 유래하였으며, 두 마을의 공동체 정신을 바탕으로 전승되어 왔습니다. 단순한 민속놀이가 아닌, 공동체의 화합과 생명의 순환을 기리는 의례적 공연으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이 필봉농악의 핵심입니다. 그 속에는 한국인의 자연관, 신앙, 노동과 놀이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있습니다.
특히 필봉농악은 다른 지역 농악과는 달리 의식성과 예술성이 균형을 이루며, 장단의 리듬이 크고 활달한 것이 특징입니다. 놀이판의 구성원들은 악기를 연주할 뿐만 아니라, 유희와 제의, 퍼포먼스를 유기적으로 결합시켜 관객과의 호흡을 중시합니다. 이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선 공동체의 신명과 연결되는 예술 양식으로서, 문화적 가치가 매우 높습니다.
필봉농악전수관 – 전승과 체험의 거점
이러한 필봉농악의 소중한 가치를 계승하고 확산하기 위한 중심지가 바로 필봉농악전수관입니다. 송동면에 위치한 전수관은 2002년 개관 이래 전통농악 보존을 위한 다양한 역할을 해오고 있으며, 전문예능보유자와 이수자들이 이곳을 중심으로 정기적인 연습과 교육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전수관은 단순한 공연장이 아닌, 농악의 역사, 악기, 의상, 지역적 특징을 종합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실내 전시실에서는 필봉농악의 전통 유래와 변화 과정을 이해할 수 있는 다채로운 자료들이 전시되고, 연습장은 직접 장구, 북, 꽹과리를 다뤄볼 수 있는 체험 교육도 운영됩니다. 방문자는 소리와 몸짓, 리듬 속에 담긴 공동체의 의미를 직접 느낄 수 있어 교육적 가치 또한 매우 높습니다.
최근에는 학교와 연계한 농악 방과 후 수업, 외국인 대상 농악 워크숍 등 외부 협력 프로그램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방문객의 눈높이에 맞춘 체험 코스도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를 위한 ‘농악놀이 교실’, 청소년의 진로체험형 ‘예능지도자 프로그램’은 교육과 재미를 동시에 만족시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문화유산 방문자여권 코스와 전통의 현장 체험
필봉농악전수관은 문화유산 방문자여권의 ‘무형유산과 삶의 현장’ 코스에 포함되어 있으며, 도장 수령은 전수관 입구 접수처에서 가능합니다. 방문객은 상설 전시 관람과 함께 정기 공연 또는 사전예약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으며, 방문자여권을 소지하면 체험활동 시 소정의 할인 혜택도 받을 수 있습니다.
필봉농악의 진면목은 단순한 공연을 넘어선 참여형 전통문화에 있습니다. 특히 주말이나 명절 기간에는 전통 복장을 갖춘 연희자들의 길놀이와 상모 돌리기, 소고춤이 펼쳐지며, 마치 조선시대 장터의 한 장면에 들어선 듯한 생생한 현장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장구나 꽹과리를 직접 배우는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농악 복장을 입고 기념사진을 남기는 것도 추천합니다. 이러한 체험은 전통문화의 가치에 대한 이해를 넘어, 세대 간 공감과 전승의 가치를 실감하게 해 줍니다.
또한, 체험 종료 후에는 소리의 원리를 설명해 주는 간단한 강의와 농악 의상 체험 촬영 부스도 마련되어 있어, 교육적 체험과 오락적 재미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계절별 프로그램도 다양하여 방문 시기마다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지역 공동체와 함께하는 농악의 현재와 미래
필봉농악은 단순한 전통 예술을 넘어, 지역 공동체의 정체성과 문화적 연대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특히 남원시는 피봉농악을 기반으로 한 지역축제와 문화행사를 꾸준히 이어가며 전통예술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매년 봄 열리는 ‘피봉농악 큰 굿’은 지역 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준비하며,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루는 공연, 체험, 전시, 마을음식까지 복합적으로 구성되어 관람객의 참여도를 높이고 있습니다.
또한, 남원문화도시 조성사업과 연계하여 피봉농악전수관은 문화예술인들과 협업한 창작농악, 청소년 대상의 교육형 프로그램, 디지털 농악 콘텐츠 개발 등으로 그 외연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은 무형유산을 단순히 보존하는 것을 넘어 생활 속에서 살아 있는 전통으로 안착시키기 위한 실천이며, 방문자에게도 깊은 감동과 배움의 기회를 제공해 줍니다.
특히 최근에는 농악을 테마로 한 ‘소리·몸짓 워크숍’이나 마을 연희단의 외부 공연 활동도 늘고 있어, 지역 간 문화교류의 장으로도 그 기능이 확장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움직임은 필봉농악을 정적인 유산이 아닌, 진화하는 살아 있는 유산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확산시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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