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jiansun 님의 블로그

gmjiansun의 문화유산이야기.

  • 2025. 7. 3.

    by. gmjiansun

    목차

       

       

      고분은 땅에 묻힌 궁궐이다

       

      경주의 대릉원 일원은 단순한 고분 밀집 지역이 아닙니다. 이곳은 신라 왕조의 왕과 귀족들이 잠들어 있는 공간이며, 동시에 천 년 왕국의 정치적 중심과 정신적 상징이 응축된 땅입니다.

      수십 기의 거대한 흙무덤들이 넓은 평지에 펼쳐져 있는 이 장면은, 고대 한반도에서도 유일무이한 풍경을 이루며, 고분 자체가 하나의 도시이자 궁궐처럼 보일 정도로 위엄과 질서를 갖추고 있습니다.

       

      대릉원이라는 명칭은 1920년대 일제 강점기 조사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본래는 ‘능원(陵園)’ 또는 ‘왕릉지구’로 불렸습니다. 신라 왕들의 무덤은 모두 산기슭에 지어지던 여타 고대 왕조의 관습과 달리, 경주는 평지형 능묘 문화를 발전시켰고, 이는 도시와 무덤이 공존하는 독특한 신라적 장례 철학을 보여줍니다.

      이곳은 단순한 매장 공간이 아닌, 신라인들이 왕의 죽음을 어떻게 기억하고 사회 질서 속에서 재배치했는지를 체감할 수 있는 거대한 야외 역사서입니다.

       

       

      방문자 여권 왕가의 길 경주 대릉원

      문화유산 방문자여권과 함께 걷는 왕릉의 거리

       

      대릉원 일원은 문화유산 방문자여권의 ‘천년정신의 길’ 코스에 포함된 주요 탐방지로, 경주의 대표적인 역사문화공간입니다. 방문자여권을 소지한 탐방객은 대릉원 정문 앞 안내센터에서 여권에 스탬프를 받을 수 있으며, 내부 고분군 및 천마총, 황남대총과의 연계 탐방을 통해 스탬프 코스를 확장할 수 있는 복합형 관람 코스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특히 대릉원은 신라 왕실의 장묘제도와 의례 구조, 사회 계층의 상징이 공간적으로 드러나는 곳이기에, 방문자여권이라는 기록 도구를 통해 시간과 정신을 축적해 나가는 경험이 더해집니다. 이곳은 신라의 시조부터 통일 신라 중기까지 약 400년 이상의 왕실 묘역이 집약되어 있는 공간으로, 왕실의 ‘사후 정치’가 어떻게 시각화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탐방지입니다.

       

      문화유산 방문자여권은 단순히 도장을 찍는 활동을 넘어, 관람객의 시선을 ‘유적지 → 개별 인물 → 역사 흐름’으로 이끄는 도구입니다. 대릉원을 방문할 때는 각 고분 앞 해설판과 QR코드를 연동시켜 여권 탐방 기록을 서사화하는 것이 관람 효과를 높이는 팁입니다.

       

       

       

      천마총, 왕릉의 내부를 걷는 유일한 기회

       

      대릉원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유적은 단연 **천마총(天馬塚)**입니다. 1973년 발굴된 이 고분은 신라 무덤 중 내부에 직접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구조물로, 고분 내부 구조와 부장품의 실제 모형을 관람할 수 있도록 복원되어 있습니다. 천마총은 말안장에 그려진 천마 문양에서 이름이 유래되었으며, 당시 고분에서 출토된 금관, 금제 허리띠, 청동 그릇 등 약 11,000여 점의 유물은 신라 귀족 문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자료로 손꼽습니다.

       

      무엇보다 천마총은 **적석목곽분(積石木槨墳)**이라는 신라 특유의 매장방식으로, 목재로 만든 관광 위에 돌을 얹고 흙으로 덮는 다중 구조입니다. 이 방식은 왕의 시신을 자연 속에 감추되, 외부와는 철저히 단절시키는 방식으로, 죽음 이후에도 왕의 위엄과 신비를 유지하고자 했던 신라인들의 장례 미학을 반영합니다.

      내부의 전시공간은 실제 고분 발굴 당시의 모습을 시각적으로 재현해, 단순한 유물 관람을 넘어 고고학적 체험이 가능하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역사교육을 위해 방문하는 가족 단위 관람객에게는 아이와 함께 역사 속 무덤을 실제로 걷는 드문 기회로 추천할 만합니다.

       

       

       

      황남대총과 미공개 무덤들, 숨은 스토리를 따라 걷다

       

      대릉원 북쪽으로 이어지는 황남대총은 2021년부터 본격적인 재조사를 통해 학술적 가치를 재조명받고 있는 유적입니다. 직경 120m, 높이 약 22m에 이르는 이 거대한 무덤은 남북 쌍분의 구조로, 부부 무덤 혹은 왕과 후궁 무덤으로 추정됩니다. 내부에서는 금관, 목걸이, 고리자루 큰 칼, 유리구슬 등 고급 유물이 다수 출토되었으며, 장묘 시 의례 절차나 사후 세계관을 짐작할 수 있는 자료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또한 일반 관람객에게는 익숙하지 않지만, 대릉원 일원에는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중형·소형 고분 수십 기가 숲길 곳곳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이들 무덤은 아직 정체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채, **‘무명의 고분’**으로 불리며, 사학자나 고고학 애호가들이 주목하는 탐방 포인트이기도 합니다.

      특히 고분 사이를 잇는 삼릉숲 산책로는 관광객이 적고 조용하여, 대릉원의 또 다른 정취를 느낄 수 있는 힐링 공간입니다. 이 구간은 계절마다 변화하는 나무와 햇살, 흙길의 조화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어, 카메라를 든 관람객과 작가 지망생들에게도 인기 있는 장소입니다.

       

       

       

      대릉원을 제대로 즐기는 관람 팁

       

      경주 대릉원은 방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만큼, 코스를 계획적으로 나누어 관람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가장 기본 코스는 정문 → 천마총 → 황남대총 → 숲길 산책로 순으로 이어지며, 도보로 1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됩니다.

      가족 단위라면 아이들에게 스탬프를 찍는 재미와 고분 내부 관람이라는 이색 체험을 병행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습니다. 역사 애호가라면, 각 고분 앞 안내판에 소개된 무덤 유형(돌무지덧널무덤, 돌방무덤 등)을 비교하며 신라의 장묘제도 변화 과정을 읽어보는 것도 흥미로운 방식입니다.

       

      실내 전시 위주에 익숙한 관람객에게는 다소 색다를 수 있는 ‘야외 능묘’ 중심의 공간이지만, 이곳은 신라인의 시간과 정신을 실재 공간에서 체험할 수 있는 드문 유산입니다. 방문자여권을 지참하고 계획적으로 탐방한다면, 단순한 왕릉 관람을 넘어, 한 왕조의 죽음과 기억, 사후 세계관까지 통합적으로 사유하는 고차원적 관람 경험이 가능합니다.

       

       

       

       경주 대릉원 관람 정보 요약

      주소: 경상북도 경주시 황남동 31-1

      관람 시간: 09:00~18:00 (입장 마감 17:30) / 연중무휴

      입장료: 성인 3,000원 / 만 24세 이하 무료 / 한복 착용 시 무료

      방문자여권 스탬프 위치: 대릉원 정문 안내센터

      주차 정보: 황리단길 공영주차장 도보 5분 거리

      추천 관람 시간: 오전 10시 이전 또는 오후 4시 이후 (햇빛이 부드러운 시간대)

      기타 팁: 천마총은 실내 관람이므로 우천 시에도 가능 / 숲길 관람은 봄과 가을이 최적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