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토끼비리 옛길과 저령관문, 고갯길에 새긴 역사

 

 

조선시대의 숨은 길, 문경 토끼비리 옛길의 정체

 

경상북도 문경시는 예로부터 영남과 한양을 잇는 중요한 교통로였습니다. 그중에서도 ‘토끼비리’는 조선시대 상인과 관리, 보부상, 병사들이 이용하던 비공식 통행로로서, 험한 조령 고개를 우회해 지나던 옛길 중의 옛길입니다. ‘토끼비리’라는 이름은 길이 좁고 험해 마치 토끼만 다닐 수 있을 것 같다는 데서 유래하였으며, 이 길은 조령산 자락을 따라 마치 뱀처럼 구불구불하게 이어집니다. 정식 교통로인 조령관문과 달리 은밀하게 이동해야 했던 인물들, 또는 신속한 정보 전달을 목적으로 했던 사람들이 이용하였다고 전해지며, 길 자체가 갖는 상징성과 역사성은 매우 독특합니다. 오늘날에는 이 길이 복원되어 걷기 여행 코스로 각광받고 있으며, 탐방객은 조선의 발걸음을 그대로 따라 걸을 수 있습니다.

 

 

 

조령관문, 국방과 통행의 거점이 된 문경새재의 중심

 

문경새재는 조선시대부터 한양으로 통하는 영남대로의 관문으로, 그 중심에 위치한 조령관문(鳥嶺關門)은 군사적 요충지이자 행정적 통제 거점이었습니다. 조령은 원래 ‘새가 넘기에도 힘든 고개’라는 의미를 지녔을 정도로 험준한 지형이었으며, 관문은 외적의 침입을 방지하기 위한 국방적 기능을 담당했습니다. 지금도 잘 보존된 제1관문(주흘관), 제2관문(조곡관), 제3관문(조령관)은 당시의 건축 기술과 방어 전략을 엿볼 수 있는 귀중한 문화유산입니다. 특히 제1관문은 석축과 누각이 완전하게 복원되어 있어 당시 위엄을 그대로 전하며, 관문 너머로 이어지는 문경새재 옛길은 조선의 국방·통행 시스템을 체험할 수 있는 살아있는 역사 공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곳은 사극 촬영지로도 자주 등장하며, 역사에 흥미를 느끼는 대중에게 친숙한 명소입니다.

 

 

 

걸어서 만나는 문화유산, 토끼비리에서 조령까지

 

토끼비리 옛길과 조령관문은 서로 분리된 장소가 아니라 하나의 긴 이야기로 연결되는 공간입니다. 조령새재 도립공원 안에는 총 6.5km가량의 토끼비리 옛길 구간이 있으며, 이 길은 비교적 짧지만 긴 시간의 기억을 품고 있습니다. 숲길과 계곡, 암벽과 작은 돌다리가 이어져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조선시대로 회귀하는 느낌을 줍니다. 도보 여행객에게는 도전이 될 수 있으나, 길 대부분이 완만하고 관리가 잘 되어 있어 가족 단위나 중장년층도 충분히 걸을 수 있는 코스입니다. 토끼비리에서 시작해 조령관문까지 이어지는 탐방은 역사적 상상력을 자극하고, 걷기 그 자체로도 치유가 되는 복합문화체험이 됩니다. 특히 관문 사이를 도보로 이동하며 조선 시대 통신 체계와 국방 체계에 대한 설명판을 만날 수 있어 교육적인 가치도 높습니다.

 

 

 

문화유산 방문자여권으로 완성하는 문경 역사탐방 코스

 

문경은 문화유산 방문자여권의 ‘길 위의 유산’ 테마와 밀접하게 연결될 수 있는 지역입니다. 현재 방문자여권에는 문경새재도립공원 내 조령관문과 문경새재오픈세트장이 포함되어 있으며, 여기에 토끼비리 옛길과 연계하면 전통 교통로+국방유산+문화체험이 어우러진 완벽한 탐방코스가 완성됩니다. 추천 코스로는 ▲문경새재 제1관문 시작점 → ▲토끼비리 옛길 걷기 → ▲제2·제3관문 통과 → ▲문경새재오픈세트장 → ▲문경 전통찻집 또는 한옥스테이 체험 등이 있습니다. 해당 구간은 대부분 도보로 이동 가능하며, 문경관광안내소에서 방문자여권 도장도 받을 수 있어 가족 단위 방문자에게 매우 인기가 많습니다. 특히 매년 가을에는 ‘문경새재 걷기 축제’와 연계해 대규모 문화행사가 열려 지역 문화와 관광이 결합된 실감 나는 역사여행이 가능합니다.

 

 

 

문경새재오픈세트장, 과거와 현재를 잇는 문화공간

 

조령관문 바로 인근에 위치한 문경새재오픈세트장은 조선시대 마을과 관아, 저잣거리, 산채 등을 실제 크기로 재현한 공간으로, 2000년대 이후 수많은 사극의 무대가 되었습니다. 이곳은 단순한 촬영장이 아니라, 방문객이 직접 시대 의상을 입고 체험하는 역사·문화교육의 장으로 발전했습니다. 특히 ‘대장금’, ‘불멸의 이순신’, ‘육룡이 나르샤’ 등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가 촬영되었으며, 그 결과 국내외 관광객의 관심을 끌게 되었습니다. 오픈세트장 안에는 전통공예 시연, 국궁 체험, 조선시대 한지 만들기 등이 상설 운영되어 체험과 학습이 동시에 가능하며, 문화유산 방문자여권 스탬프 부스도 마련되어 있어 도장 수집과 함께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관람객에게 추천되는 공간입니다.

 

 

 

실용 정보와 함께 떠나는 문경 문화유산 탐방

 

문경새재와 토끼비리 옛길, 조령관문 일대는 차량 접근성과 대중교통 연계 모두 우수한 편입니다. 문경새재도립공원 주차장(경북 문경시 문경읍 새재로 932)에 주차 후 입구에서 관광안내소를 통해 코스와 프로그램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대중교통은 문경터미널에서 버스 또는 택시를 이용하면 약 15분 내외로 도착할 수 있으며, 문경역(KTX)과 연계한 관광상품도 마련되어 있습니다. 계절별로는 봄과 가을이 걷기에 가장 쾌적하며, 여름에는 계곡 주변의 그늘이 있어 무더위도 피할 수 있습니다. 등산화를 착용하면 안전하게 탐방할 수 있으며, 각 관문과 옛길 주변에는 음수대와 쉼터가 잘 정비되어 있어 노약자나 유아를 동반한 가족도 걱정 없이 여행할 수 있습니다. 문화유산 방문자여권을 활용한다면, 단순한 여행을 넘어 기록과 인증, 추억이 더해진 체험형 역사여행으로 발전시킬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