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jiansun 님의 블로그

gmjiansun의 문화유산이야기.

  • 2025. 7. 7.

    by. gmjiansun

    목차

      문화유산 방문자여권 연계코스 하동 쌍계사와 진감선사탑비

       

      지리산 자락에 깃든 천년고찰, 쌍계사

       

      경상남도 하동군 화개면의 깊은 산중, 지리산 남쪽 자락에 자리 잡은 쌍계사는 천년의 세월을 품은 선종의 명찰입니다. 신라 성덕왕 21년(722)에 의상대사의 제자인 삼법화상이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며, 이후 진감선사 혜소에 의해 선종의 도량으로 중창되었습니다. 쌍계사는 국보와 보물, 지방문화재 등 10점 이상의 유물을 소장한 사찰로, 특히 봄철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화개장터와의 연결로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입니다. 그러나 겉으로 보이는 아름다움 이면에, 신라 말기의 선불교 전파와 통일신라 정신의 정수가 살아 숨 쉬는 사찰이라는 점에서 그 문화사적 의의는 더욱 깊습니다. 또한 쌍계사라는 이름은 ‘쌍계(雙溪)’라는 두 개의 계곡이 만나는 형세에서 유래되었는데, 이는 곧 산중 사찰이 자연과 얼마나 깊이 호흡하고 있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선종의 정신을 전한 인물, 진감선사 혜소

       

      쌍계사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바로 ‘진감선사 혜소’입니다. 그는 당나라에서 선불교를 수학한 후 귀국해, 신라에 선종을 본격적으로 전래한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그의 교리는 형식보다 실천을 중시하며, 수행자의 철저한 내면 성찰을 강조하는 선종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진감선사는 쌍계사를 중심으로 활발한 포교 활동을 펼쳤고, 그의 사후에는 이를 기리기 위해 **‘진감선사탑’과 ‘진감선사탑비’**가 세워졌습니다. 오늘날까지도 쌍계사 일주문을 지나 경내를 걷다 보면, 마치 선사의 숨결이 여전히 그 자리에 머물고 있는 듯한 영적인 감응의 공간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특히 진감선사는 고려 이후에도 숭상되며 조선 시대에도 법맥의 원류로 언급되는 등, 단순한 역사적 인물을 넘어 한국 불교계에서 정신적 구심점 역할을 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는 대단히 깊습니다.

       

      국보 제47호, 진감선사탑비의 조형미

       

      쌍계사 경내에는 국보 제47호로 지정된 **진감선사탑비(眞鑑禪師塔碑)**가 우뚝 서 있습니다. 높이 약 2.8m의 이 비는 통일신라시대 비석 조각 예술의 걸작으로 평가받으며, 전체 비 좌-비신-이수의 구성에서 신라 후기 석조미술의 정교함이 드러납니다. 특히 이수(머릿돌)의 쌍룡 조각은 섬세하면서도 역동적인 곡선미로 인해 신라 조각미의 절정을 보여주는 대표작으로 손꼽습니다. 비문의 필체는 구양순체를 따랐다고 알려져 있으며, 당시의 불교사상과 왕실의 존경을 동시에 담은 기념비적 조형물이라는 점에서 미술사적 가치 또한 큽니다. 특히 이 비석은 단순한 기념물이 아닌, 당대의 철학, 정치, 종교가 교차한 ‘시간의 매듭’과도 같은 존재로, 신라 문화의 심층을 해석하는 열쇠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곳을 직접 보면, 문자와 조각이 어떻게 하나의 역사로 응축되었는지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쌍계사와 함께하는 문화유산 방문자여권 연계 코스

       

      쌍계사는 문화유산 방문자여권 ‘산사의 길’ 시리즈에 포함된 주요 거점 사찰 중 하나로, 경내에 위치한 관광안내소에서 스탬프 인증이 가능합니다. 쌍계사 관람 후에는 인근의 칠불사, 화개장터, 지리산 둘레길 등을 연계하여 방문자여권 코스를 보다 풍부하게 완성할 수 있습니다. 특히 쌍계사에서 약 20분 거리의 화엄사는 또 다른 여권 인증 거점으로, 하루 코스로 두 사찰을 모두 둘러보면 문화적 충만감을 동시에 누릴 수 있습니다. 여권 소지자라면, 쌍계사 경내의 문화해설 프로그램을 미리 예약해 참여한 후, 해당 참여 증빙을 제출하면 추후 기념품 추첨 시 가산점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지리산의 웅장한 자연환경과 함께 지리산 화개권역의 찻길 체험, 하동 차밭 투어를 연계하면 더욱 색다른 문화여행 코스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 문화유산 방문이 단순한 관람을 넘어 감성 여행으로 전환되는 지점이 바로 여기입니다.

       

      쌍계사의 독특한 건축미와 자연 조화

       

      쌍계사는 특이하게 산 중턱이 아닌 계곡을 따라 배치된 구조로 이루어져 있어, 여느 사찰과는 다른 인상적인 공간감을 제공합니다. 특히 일주문에서 시작하여 대웅전까지 이어지는 길은 ‘쌍계 계곡’을 따라 걷는 형식이며, 그 사이로 팔상전, 범종루, 명부전, 진감선사탑비 등 다양한 전각과 문화재가 유기적으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건물들은 대부분 조선 중기 이후의 중창이지만, 기단과 초석 등에는 통일신라 시대의 흔적이 남아 있어 건축사적으로도 여러 시대가 공존하는 살아있는 역사 공간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건축과 자연의 경계가 희미한 사찰 공간은 방문객에게 단순한 관람 이상의 체험을 제공합니다. 특히 이른 아침에 안개가 낀 쌍계사를 걷다 보면, 마치 시간의 틈새로 들어서는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관람 정보와 여행 팁 – 느리게, 깊게 걷는 유산여행

       

      쌍계사는 경남 하동군 화개면 쌍계사길 59에 위치하며, 자가용 이용 시에는 주차장이 넓게 마련되어 있어 접근이 용이합니다. 대중교통은 하동 버스터미널에서 화개면행 버스를 타고, 화개장에서 택시 또는 도보로 이동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이며, 진감선사탑비와 대웅전, 팔상전 등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사진 촬영은 일부 공간에서 제한될 수 있으므로, 문화재 보호 안내판을 꼭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봄철 벚꽃길, 가을 단풍길은 인근 지리산 둘레길과 연결해 하루 코스로 즐기기에 적합하며, 가족 단위 방문객이라면 인근의 섬진강 물문화관, 하동 차문화센터 등을 연계하면 더욱 풍성한 체험이 가능합니다. 더불어 쌍계사 입장 전 경내에서 무료로 제공되는 전통차 시음 행사나 작은 차 전시공간도 들러보면 여행의 만족도가 훨씬 높아집니다. 스탬프 인증 시 여권 지참은 필수이며, 종무소에서 문화유산 관련 리플릿도 함께 받을 수 있습니다.